여행 2일 차 - 테라로사와 정동진, 안동, 그리고 전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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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되는 날이다.
밤새 비가 내리고 2일째 되는 아침도 여전히 비다. 추적거리는 아침이지만,,, 아침부터 씻고, 물건을 차로 옮기고... 바빴다.
마침 이른 아침이라 호텔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적어서 비좁아도 비가 들치지 않는 곳으로 차를 옮기고 마저 짐을 옮겼다.
마지막 점검을 하고,,, 우리 가족은 차로 이동했다.
아침 식사는 이곳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관계로 초당순두부와 황태 해장국집을 찾았다. 언제 알아봤는지.. 아내가 괜찮은 집을 찾아서 들어갔다. 여전히 밖은 비 때문에 습하지만, 우리 찾은 음식점 내부는 푸근한 느낌을 받았다.
아내는 얼큰한 순두부찌개를 나는 황태 해장국을 시켰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감자 전을 추가로 주문하였다.
아침식사를 맛있게 했으면 커피 한 잔을 해야겠지? 그래서 우리는 조금 거리가 있는 #테라로사 본점을 찾았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테라로사가 없었고, 결국 스마트폰 Tmap을 실행시켜 #테라로사를 다시 찾아서 움직였다. 정작 본사는 조금 거리가 되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시골길을 따라 들어가야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만난 #테라로사의 건물은 조금 특이해 보였다. 억지로 저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무슨 공장이었을까? 또 아니면 혹시 교회 자리였나? 여러 가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건물 모양이다. 아쉽게도 건물 모습을 찍지 못했다. 비가 오니 이것저것 정신이 없었던 탓에 핸드폰을 차에 두고 내린 바람에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 건진 사진은 #테라로사 내부에 복잡한 모습을 찍은 흔들린 사진 한 장뿐이다.
아내와 딸은 밖에서 사진 찍고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커피와 빵을 주문을 하고 약 한 시간 정도 대기를 하고 있었다.
테라로사 본점 내부 모습
사람들로 붐빈다는 말.. 이곳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이곳 #테라로사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다양한 사투리 억양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악권은 어설픈 서울 말씨다. 분명 단어는 사투리인데 억양은 서물 말씨를 닮아 있다. )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시골길을 따라서 이곳까지 와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다. 하긴 우리도 커피 마시러 이곳에 왔으니... 할 말은 없다.
한 시간가량 기다린 보람은 있어야 하는데...
다행히도 커피 맛은 아내에게 잘 맞았던 모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테라로사 드립 커피를 썩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연하게 내려서다. 본점에서 사서 마신 커피는 조금은 덜 만족스러웠지만,,,, 본점에서 1+1으로 구입한 원두를 갈아서 집에서 조금 진하게 내려 마시니... 향과 맛이 일품이다. 이래서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내가 안에서 주문한 커피와 빵을 기다리는 동안 아내와 딸아이는 밖에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던 모양이다. 혹시나 한참을 기다려 스트레스받았을 줄 알았는데, 잘 보낸 걸 보니 마음이 놓였다.
이제 사진 찍을 때 포즈를 잡는 모습이 상당히 그럴싸하다.
내가 안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아내가 찍은 사진인데... 알아서 포즈를 잡는다. 아예 이 길로 나가? ㅋㅋㅋㅋㅋ
지난주 애기 엄마가 보라색 우산을 국제시장에서 샀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보랏빛이 한몫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된 듯해서 우리는 처음부터 테이크아웃을 주문했고, 드디어 나온 커피와 빵을 들고 차로 향했다. 그런데 아내가 잠시 안쪽 건물까지 둘러 보고 오란다. 그곳이 원래 본점이었다고.. 그래서 일단 딸아이와 함께 둘러봤다. 아마도 좀 더 일찍 이곳을 알았더라면 또 다른 추억을 만들었을 법한 장소였다.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이곳이 정감이 간다. 게다가 고랑이 흐르는 이곳에 이런 본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러웠다.
차로 다시 돌아와서 잠시 정리를 하고,,, 이제 #정동진으로 향했다.
정동진에 대한 기억은 대학 때 친구들이랑 함께 방문했었고, 친형과 함께 와 봤던 곳이다. 그때를 상기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말 기차 철도가 바닷가 옆이었다는 것...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그렇게 우리는 #정동진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흔히 볼 수 없는 풍경 덕에 지루하진 않았다. 더욱이 폭우 덕에 넘실대는 파도가 너무나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정동진에 막상 도착하니... 내가 생각했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는 있었다. 해변에서 오른쪽에 있는 곶 끝에 위치한 선상 카페다.
주차장에서 해변은 그리 멀지가 않았다. 마침 장화를 신고 온 딸아이는 물놀이에 한창이다.
비바람을 맞아가며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한참을 해변에 머물며 넘실대는 동해바다를 감상했다.
이제 #안동으로 출발할 시간이다. 오직 #안동 #갈비찜을 먹기 위한 방문지이지만, 우리에겐 큰 의미가 서려 있는 곳이다. 이런 가게가 우리 사는 주변에 있다면 아마도 매주 방문해서 먹었을 정도로 인생 음식이랄까? 지금까지 먹어 본 갈비찜 중에 최고니까.
안동의 명물 갈비찜을 위해 기분 좋게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잠시 오래전에 방문했던 휴게소에서 쉬어가기도 하고, 그렇게 약 3시간을 달려서 안동에 도착했다.
여기 안동시장 내 한우갈비 골목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저 멀리 멋지게 만들어진 정자관을 쓴 건물이 보이고,,, 이곳 갈비 골목과는 상반된 느낌을 주고 있었다.
건물에 정자관을 쒸울 생각을 하다니.. 안동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다 갈비찜을 시켰다.
사실 크게 볼품이 있지는 않지만,,, 한입 들어가는 순간 그 맛은 최고다.
이곳도 약 7년 만에 왔다. 지금의 우리 딸아이가 아내 뱃속에 있을 때 갈비찜을 먹고 싶다고 해서 만삭인 상태로 부산에서 안동까지 왔었다.
그때 이후로는 처음 맛보는 갈비찜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그때 그 맛 그대로였다.
바뀐 것이 있다면 역시 가격뿐... 실내 분위기와 인테리어.... 음식 맛... 모두 타임 슬립한 듯하다.
정말 맛있는 점심시간이었다. 저절로 다음엔 언제 다시 오려나? 아무래도 위 지방으로 출장이 잡힐 경우 자동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싶다.
맛나게 늦은 점심을 즐기고,,, 이제... 고민했던 여행 일정 추가 여부를 결정지어야 했다.
안동에서 전주로 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 ....
이왕에 안동서 옛 추억을 되짚었으니... 이참에 전주에서의 옛 추억도 되짚고 싶어서,, 우리는 전주로 향했다.
오후 6시경에 출발해서 전주에 도착하면 네비 상에서는 9시에 도착한다고 한다. 약 3시간 거리인 셈...
하늘은 비를 머금은 구름으로 가득했다. 그래도 강원도만큼의 큰 비는 없었고, 오히려 흐린 날씨가 선사하는 멋스러운 풍경 덕에 즐거운 여행의 연속이었다. 한참을 달려 우리는 우발적 목적지인 전주에 도착했다.
이동 중에 아내의 순발력 덕에 게스트 하우스를 잡았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 열심히 달려서 8시 40분경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해서 짐만 풀고 바로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남부시장에서 야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남부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도 궁금했던 터라 서둘러 이동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시장까지는 정말 가까웠다.
아마도 아내가 이동거리까지 계산에 넣었던 모양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는 하늘정원을 둘러보고,,,, 야시장의 독특함도 함께 즐겼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빛이 나는 풍선도 사주고.. 먹고 싶어 하는 슬러시도 사주고... 피곤했을 텐데 불평 없이 잘 따라다닌다.
드디어 도착한 추억거리 목적지... #용진집이다.
사실 본점인 용진집엘 가서 한잔하면 좋겠지만,, 아쉬운 대로 분점에서 막걸리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추억하기에 장소가 중요하긴 해도 전주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 분점이라 해도 같은 용진집이니 충분히 추억거리는 되었다.
예전엔 한 주전자를 기준으로 매 주전자를 시킬 때마다 안주가 함께 새롭게 나왔는데,,, 이제는 2인상, 3인상, 4인상으로 구분되어 있고, 이외에 먹고 싶은 안주를 추가로 시킬 수 있도록 변해 있었다. 사실 용진집이 좋았던 이유는 주전자마다 어떤 음식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조금 아쉽지만, 여전히 푸짐한 한 상과 맑은 막걸리로 위안 삼아 2일째 되는 여행을 자축했다. 오히려 막걸리를 먹다 보니... 지금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딱이다 싶었다. 전처럼 4주전자를 마시기란.... 무리다. 어쨌든 한 잔 한 잔 기울이고 그렇게 옛 추억을 되새기며, 새로워진 전주의 모습을 즐기며 밤을 보냈다.
이참에 예전에 포스트했던 용진집에 대한 블로그 글도 다시 즐겨보았다. 그러고 보니 2010년과 2011년에 방문했었고, 그 후로 지금이.. 약 8년 만이다.